모리셔스 섬 지하에 존재하는 ‘가라앉은 대륙’은 인도양 심해 지질 연구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 발견입니다. 과학계에서는 이를 ‘모리티아(Mauritia)’라고 명명했으며, 약 8,500만 년 전 고대 곤드와나 대륙이 분리될 때 일부 조각이 침강해 현재의 위치로 이동했다고 추정합니다. 이 대륙 조각은 해양지각과는 명확히 다른 성질을 가진 두꺼운 대륙지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복원하기 위한 해양지질학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발견의 배경과 지질학적 단서
모리셔스는 표면적으로는 비교적 젊은 화산섬이지만, 연구진은 섬의 모래 시료에서 약 30억 년 된 지르콘 결정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이러한 고대 광물은 대륙지각에서만 형성되기 때문에, 모리셔스 지하에 고대 대륙의 잔해가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로 해석됩니다. 이는 곤드와나 대륙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모리셔스와 마다가스카르, 인도 사이에 위치했던 대륙 조각이 해저로 가라앉았다는 가설을 뒷받침합니다. 특히 인도양 중앙 해령 부근의 해저 구조는 단순한 해양지각 확장 패턴과 맞지 않으며, 대륙지각 특유의 두께와 밀도 특성이 확인되었습니다.
해양지질학이 밝히는 복원 과정
과거 대륙을 복원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위성 중력 자료, 다중빔 음향측심기, 해저 시추 자료 등을 결합합니다. 위성 중력 데이터는 해저 지각의 밀도 변화와 대륙지각 경계를 시각화하고, 음향측심기는 지각 두께와 퇴적층 구조를 3차원으로 매핑합니다. 모리티아 지역의 해저 지각은 인근 해양지각보다 두꺼운 평균 25~30km의 지각을 보이며, 화학 분석 결과 대륙지각과 유사한 화강암질 성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진은 곤드와나 시대의 대륙 지도에 모리티아를 재배치하는 모델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지질학적 의미와 대륙 이동사
모리티아의 존재는 대륙 이동사 연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곤드와나 대륙 분리 과정이 단순한 판 이동이 아니라, 여러 작은 대륙 조각과 미세 판이 해저로 흩어지는 복잡한 과정이었음을 시사합니다. 모리티아는 마다가스카르와 인도 사이에 위치했던 미세 대륙이었으며, 인도판의 북상과 해양저 확장 과정에서 점차 침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륙지각의 일부는 해저 화산 활동에 의해 덮였고, 일부는 심부로 가라앉아 현재의 해저 구조를 형성했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대륙의 경계와 면적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편성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연구 방법과 최신 기술
모리티아 복원 연구에는 최신 해양지질학 기술이 총동원됩니다. 심해 시추 코어 분석을 통해 퇴적물의 나이와 성분을 파악하고, 해저 드론이 해저 지형을 고해상도로 촬영합니다. 또한 AI 기반의 지질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이 수십 년간 축적된 관측 자료를 통합하여 대륙 조각의 이동 경로를 시뮬레이션합니다. 특히 탄성파 탐사(Seismic Survey)는 지각 경계와 지하 깊은 구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로 인해 모리티아의 정확한 범위와 두께가 점점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과 학문적 파급효과
가라앉은 대륙 연구는 지구과학뿐 아니라 해양자원 탐사, 기후 변화 연구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륙지각은 희토류 금속과 같은 자원 부존 가능성이 높아, 향후 지속 가능한 해양 자원 관리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모리티아의 퇴적층은 수천만 년간의 기후 변화를 기록하고 있어, 고기후 복원 연구에도 핵심 자료를 제공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해저 대륙인 제일란디아(Zealandia)와의 비교 연구를 통해, 전 지구적 대륙 침강 메커니즘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모리셔스 섬 지하의 가라앉은 대륙 ‘모리티아’는 단순한 지질학적 호기심거리를 넘어, 해양지질학과 대륙 이동사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습니다. 이 발견은 지구 표면의 역사가 얼마나 역동적이며 예측 불가능한지를 보여주며, 앞으로도 인류의 지질 탐사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욱 많은 해저 비밀이 밝혀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