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인류를 괴롭히는 수수께끼의 저주파

by triggerman2025 2025. 8. 30.

저주파 고민 중인 박사

‘험 음(Hum)’은 2025년 현재까지도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대표적인 미스터리 중 하나다. 이 현상은 특정 지역에서 들리는 정체불명의 저주파 소리로, ‘웅웅거리는’ 저음이 귀에 감지되며 일부 사람들만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세계 여러 도시에서 보고된 험 음은 지역과 조건에 따라 차이를 보이며, 듣는 이들에게 극심한 불안, 두통, 수면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 소리를 단순한 이명으로 치부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그 발생 원인을 두고 다양한 이론이 존재한다. 험 음은 도시의 저주인가, 자연이 내는 신호인가, 혹은 인류가 아직 규명하지 못한 지구 내부의 소리일까?

지역마다 다른 험 음, 공통되는 고통의 경험

험 음 현상이 처음 공식적으로 보고된 것은 1970년대 영국 브리스톨(Bristol) 지역이다. 당시 수백 명의 주민들이 “밤마다 들려오는 저주파 소리”를 호소했고, 일부는 이 소리로 인해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 극심한 두통**을 겪었다. 이후 뉴질랜드, 캐나다,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뉴멕시코 주의 타오스(Taos) 마을 등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보고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소리가 **항상 특정 인구 중 소수에게만 들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타오스에서는 전체 인구의 약 2%만이 험 음을 청취한다고 보고되었다. 그들은 ‘지하에서 진동하는 기계음’ 혹은 ‘지속적인 저주파 전자음’에 가까운 소리로 묘사했으며, 위치를 바꿔도 소리가 따라온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험 음은 단순한 외부 소음이 아닌, **개인의 청각 인지 또는 뇌파 반응과 관련된 현상**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하지만 물리적 원인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험 음의 원인으로 **산업시설, 발전소, 송전선, 지하배관, 군사설비, 전자파 간섭** 등을 거론해 왔다. 실제로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윈저(Windsor)에서는 험 음의 진원이 미국 디트로이트 인근의 제철 공장일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환경청에서 수차례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확한 주파수 범위, 진원지, 재현 가능한 조건** 등이 규명되지 않아, 험 음은 ‘청각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또한 많은 지역에서 이 현상이 **밤이나 새벽, 주변이 조용해질 때 더욱 뚜렷하게 감지**된다는 공통점이 보고된다. 이는 배경 소음이 적은 환경에서 저주파가 상대적으로 도드라지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왜 같은 장소에서 어떤 사람만 듣고 어떤 사람은 듣지 못하는가’에 대한 과학적 해명은 아직 없다.

이명과는 다른 정체불명의 주파수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경험하는 귀울림은 ‘이명(Tinnitus)’으로 분류된다. 이명은 주로 **고주파수 음**이 귀 내부 또는 뇌에서 자극 없이 발생하는 현상이며, **스트레스, 약물, 노화, 신경계 이상** 등으로 인해 나타난다. 그러나 험 음은 이명과는 성격이 다르다. 우선, 대부분의 험 음은 **40Hz에서 80Hz 사이의 저주파**로 감지되며, 이는 일반 가정의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주파수보다도 낮다.

또한 이명은 개인 내부에서 발생하는 느낌이 강한 반면, 험 음을 들은 사람들은 **외부에서 특정 방향에서 소리가 온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험 음은 실제로 일부 청취자들이 **진동, 가슴 압박감, 위장 불편감** 등을 동반한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일반 이명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다. 특히 뉴질랜드 웰링턴에서는 한 주민이 3개월간 지속된 험 음으로 인해 병원 치료를 받았고, 검진 결과 귀나 뇌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학자들은 험 음을 ‘환경성 청각 현상(Environmental Auditory Phenomenon)’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전자파 과민증(EHS)**와의 관련성, 지자기 변화와 뇌파 상호작용 등에 대한 이론도 존재한다. 그 중 하나는 **지구 자체에서 나오는 진동, 일명 ‘지구의 저주파(ELF wave)’가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 주장들 중 다수는 아직 실험적 검증이 부족하며, 일각에서는 심리적 암시와 집단 기대 효과(플라시보 효과)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한 이명과 달리, **복수의 청취자가 동일 시간대에 같은 장소에서 험 음을 감지**한 사례는 과학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설명되지 않는 현상: 음향, 지구, 혹은 인간 심리?

험 음 현상을 둘러싼 가장 큰 난제는 ‘증거의 불확실성’이다. 수많은 제보와 체험이 존재하지만, **녹음된 음성 기록은 극히 드물며**, 대부분의 마이크로는 20Hz 이하 또는 특정 대역의 저주파를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포착된 사례조차도 소리라고 확신하기 어려운 낮은 잡음 수준에 그친다. 이로 인해 **험 음은 개인의 심리 상태나 생리적 조건에 의해 생성되는 착청**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그러나 과학적 설명으로도 완전히 해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2022년 독일의 드레스덴에서는 한 아파트 단지 주민 12명이 동시에 **밤 2시경, 땅속에서 진동과 함께 ‘웅’ 소리를 들었다고 신고**했고, 소방청과 지질학자들이 현장을 조사했지만 진원지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처럼 험 음은 **물리적, 심리적, 음향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중 인과현상**일 수 있다.

더불어 험 음이 나타나는 지역 중 일부는 **지진대, 단층선 인근**에 위치해 있어, **지하에서 발생하는 마이크로 지진, 암석 마찰음, 지구의 지자기 이상**과의 관련성도 연구되고 있다. 나사(NASA)와 일부 지질 연구기관은 ‘지구심장박동(Schumann resonance)’이라는 자연 저주파가 인간 두뇌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을 실험 중에 있다.

또한 심리학자들은 험 음 현상이 현대인의 **디지털 피로, 도시화에 따른 소음 스트레스, 감각 과민증**과 맞물려 ‘실제보다 더 민감한 청각 반응’을 일으킨다고 분석한다. 특히 수면 부족, 불안장애, 강박 등 심리적 상태가 청각 감각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조차 모든 사례에 적용되지는 않으며, **험 음이 사회적, 심리적, 기술적 요인들이 얽힌 복합 미스터리**임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험 음 현상은 현대 과학과 기술이 여전히 놓치고 있는 ‘지각의 사각지대’를 드러내는 현상이다. 이는 인간의 감각과 지구 환경 사이의 미세한 접촉점에서 비롯된 신호일 수도 있고, 혹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물리적 진동의 반영일 수도 있다. 그 정체가 무엇이든, 험 음은 지금도 누군가의 밤을 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