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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위를 걷는 신비한 여행

by triggerman2025 2025. 9. 30.

빙하 사진

지구 남단,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에는 마치 판타지 영화 속에 등장할 법한 장관이 펼쳐진다. 바로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다. 거대한 얼음벽이 눈앞에서 쩍쩍 갈라지며 무너져 내리는 소리는 자연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전망대에서 빙하를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빙하 위를 걷는 특별한 체험이 가능하다. ‘미니 트레킹(Mini Trekking)’이라 불리는 이 투어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빙하 걷기 프로그램으로, 아르헨티나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힌다. 지금부터 빙하 위를 걷는 이 신비한 여행의 시작을 안내한다.

 

요즘 빙하는 남극에서 안보고 아르헨티나로 많이 갑니다 이제 유행이 됐죠

페리토 모레노 빙하란?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빙하 중 하나로, 길이 약 30km, 높이 70m 이상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파타고니아 대륙을 가로지르며 존재한다. 대부분의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점점 후퇴하는 데 반해, 이 빙하는 현재도 꾸준히 전진하고 있어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빙하의 끝단은 거대한 빙벽을 이루며, 주기적으로 얼음 조각이 무너져 호수로 떨어지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으며, 이곳의 자연환경은 완벽에 가깝게 보호되고 있다. 트레킹은 빙하가 흘러드는 아르헨티노 호수(Lago Argentino)에서 출발하며, 투명한 하늘과 에메랄드빛 호수, 설산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경험하게 된다.

미니 트레킹 – 누구나 즐기는 빙하 위 산책

미니 트레킹은 페리토 모레노 빙하 위를 직접 걷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전문 가이드의 안내 아래 진행되며, 약 1시간 30분 동안 빙하 위를 천천히 이동하면서 빙하의 구조, 생성 과정, 크레바스(빙하 틈)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 않아 일반 여행자도 무리 없이 참여 가능하다. 트레킹 주요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엘 칼라파테(El Calafate)에서 픽업 후 항구까지 이동
  2. 보트를 타고 빙하 근처 선착장까지 약 20분 이동
  3. 빙하 입구 도착 후, 아이젠(빙판용 스파이크) 장착
  4. 가이드와 함께 빙하 위 트레킹 시작
  5. 빙하 위에서 사진 촬영, 크레바스 관찰
  6. 마지막엔 얼음으로 만든 위스키 한 잔 제공

빙하 위의 트레킹은 매우 조용하고 고요하며, 발 아래에서 얼음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바람만이 동행자가 된다. 빙하의 색은 순수한 백색부터 짙은 청색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햇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빛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이젠이 바닥을 단단히 잡아줘 안정감도 느껴진다.

여행 전 알아야 할 준비물과 팁

빙하 위를 걷는 여행은 특별한 만큼, 준비도 철저히 해야 더 안전하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다. 다음은 미니 트레킹을 위한 필수 준비물과 실전 팁이다.

  • 운동화 또는 등산화: 바닥이 미끄럽지 않고 발목을 잡아주는 신발이 좋다. 일반 운동화도 가능하나, 등산화가 훨씬 안정적이다.
  • 따뜻한 옷: 바람이 강하고 기온이 낮기 때문에 방풍 재킷, 보온 내의, 장갑, 비니(모자)는 필수다.
  • 선글라스: 얼음 반사광이 강해 눈이 쉽게 피로해지므로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가 필요하다.
  • 카메라: 습기에 강한 장비를 추천하며, 배터리는 추위에 빨리 닳기 때문에 여분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신체 조건: 미니 트레킹은 보통 만 10세~65세 사이만 참여 가능하며, 임산부나 관절 질환자는 제한된다.

이 외에도 예약은 최소 1~2주 전에 마치는 것이 좋으며, 겨울(6~8월)에는 날씨 변화가 심하므로 여유 일정을 잡는 것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투어는 영어/스페인어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으며, 보험도 함께 제공된다.

‘빙하 위를 걷는 신비한 여행’은 단순한 액티비티가 아니다. 인간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자연 속으로 들어가, 수천 년 동안 쌓여온 얼음의 시간을 밟으며 걷는 경험은 그 자체로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기운, 고요한 풍경 속 울려 퍼지는 발소리는 내면의 소리를 듣게 만든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매년 전 세계 수많은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며, 파타고니아 자연의 상징처럼 자리잡았다. 단순히 ‘본다’에서 ‘걷는다’로 나아간 이 여행은, 평생 잊지 못할 장면과 감정을 안겨줄 것이다. 만약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페리토 모레노 빙하 위를 직접 걸으며 눈과 얼음, 바람과 대지의 힘을 온몸으로 느껴보길 바란다. 여정은 짧지만 그 울림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