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미국 애리조나 주 북부의 국립공원 근처에서 한 남성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의 이름은 마크 로드저스(Mark Rodgers), 당시 34세였고, 평소 야외활동과 캠핑을 즐기던 열정적인 여행가였다. 그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은 그랜드캐니언 인근의 외진 캠프장. 차량은 주차된 채 그대로였고, 텐트 안에는 간단한 식사 준비 흔적과 소지품이 남아 있었지만, 마크는 어디에도 없었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는 발견되지 않았고,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 있다. 이 글에서는 실종 당시의 정황, 주요 증거, 그리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의문들을 정리한다.
실종 당일의 수상한 정황들
마크 로드저스는 2020년 7월 18일, 혼자서 애리조나 북부에 위치한 ‘헤이든 메사 국립 캠핑장’으로 향했다. 그는 이틀 동안 머무를 예정이었고, 가족에게 정확한 위치와 계획을 남겼다. 19일 오전까지 지인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으나, 오후부터 연락이 두절되었고, 21일에 신고가 접수되었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그의 차량은 멀쩡히 주차돼 있었고, 텐트도 무너진 흔적 없이 그대로였다.
이상한 점은 다수 존재했다. 첫째, 텐트 안에 있는 소지품 중에는 **지갑, 휴대전화, 여권 등 주요 신분 증명 물품**이 남아 있었지만, 등산 장비와 일부 식량만 사라진 상태였다. 이는 마크가 간단한 산책이나 짧은 트레킹에 나섰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으나, 캠프장 주변 수색 범위 내에서는 **어떠한 발자국, 옷가지, 장비,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둘째, 그가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마지막으로 19일 오후 2시 17분경 캠프장에서 북서쪽 약 1.3km 지점에서 신호를 송출한 기록이 있으며, 그 이후에는 완전히 꺼졌다. 수색견도 투입되었으나, **그 지점에서 흔적이 갑자기 끊겼다는 점**이 수사당국과 탐사팀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셋째, 캠프장에서 2km 떨어진 협곡 근처에서는 **정체불명의 남성 신음소리가 녹음된 무전기**가 발견되었지만, 그것이 마크 본인의 것인지, 또는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단서들은 실종 사건의 방향성을 크게 세 갈래로 나누었다: 사고사, 자발적 실종, 제3자 개입. 그러나 모든 가능성에 설득력과 모순이 공존해, 어느 하나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궁에 빠진 수사와 제한된 단서
2020년 8월부터 FBI와 지역 경찰은 마크 로드저스 실종 사건을 공식 미제사건으로 분류하고,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드론과 열화상 탐지기, 위성 촬영 등을 동원했으나, **인근 협곡과 산림지역의 복잡한 지형** 때문에 실질적인 성과는 거의 없었다. 특히 이 지역은 갑작스러운 낙석, 동굴, 사방이 막힌 협곡 등 위험 지형이 많아 **실족 사고의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그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없었다.
마크의 가족은 자발적인 실종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가족과 연락을 유지했고, 여행을 앞두고 생명보험을 갱신하거나 개인 재산을 정리한 흔적도 전혀 없었다. 또한 개인적인 트라우마,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 주변 지인들도 “마크는 언제나 모험을 즐기지만, 철저하게 계획하는 사람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렇다면 누군가의 개입 가능성은 없었을까? 이 사건이 특히 미스터리로 남는 이유는, 실종 전후 **캠프장에 또 다른 차량이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 때문이다. 한 사진작가는 캠핑장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서 **검은색 픽업트럭이 한동안 머물다 빠르게 사라지는 장면**을 봤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차량 번호판이나 운전자의 모습은 정확히 식별되지 않았고, CCTV나 차량 블랙박스 등의 영상 증거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마크가 과거에 참여했던 **야외 탐험 커뮤니티와 미확인 지하 동굴 탐사**에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지만, 이 또한 확인된 바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증거는 희미해졌고, 관련자 대부분은 기억을 흐릿하게 떠올릴 뿐이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2025년 현재, 마크 로드저스의 실종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으며, 미국 내 ‘설명되지 않은 실종 TOP10’ 리스트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건은 팟캐스트, 다큐멘터리,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재조명되었지만, **결정적인 새로운 단서는 나오지 않고 있다.**
2024년 말, 새로운 증언이 등장했다. 당시 캠프장에서 2일 후에 도착했다는 등산객이 “불규칙한 패턴의 불빛”과 “밤중 협곡에서 들린 남성 목소리”를 기억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증언은 과거 무전기에서 발견된 소리와 유사한 점이 있어 다시금 수사팀의 관심을 끌었으나, **현장 상황을 재현할 만한 물리적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AI 기반 위성 이미지 분석을 통해 사라진 지역의 지형 변화를 역추적하고 있으나, 로드저스가 실종된 정확한 시점과 위치가 명확히 일치하지 않아 여전히 수사는 교착 상태다. 더욱이 사건 발생 후 수차례 폭우와 지형 변화로 인해 당시 흔적이 대부분 소멸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사건은 단순한 실종이 아니라,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실종’이라는 점에서 학계와 수사계 양쪽에서 복합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실종은 흔한 일이지만, 이처럼 갑작스럽고, 흔적 없이, 정교하게 사라진 사건은 드물다. 그가 살아 있다면 왜 돌아오지 않았는가, 사망했다면 왜 발견되지 않는가—이 두 질문은 지금도 풀리지 않고 있다.
마크 로드저스의 실종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실종을 넘어, 인간이 자연 속에서 얼마나 쉽게 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이자 미스터리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영역은 아직 많으며, 그 진실은 어쩌면 지금도 산 속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